솔직히 고백하자면, 제가 나스(NAS)를 사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. 하지만 지난 2월 23일에 우리 아들 지윤이가 태어나고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죠. 새로 바꾼 갤럭시 S26으로 매일 수백 장씩 사진과 영상을 찍다 보니, 그 빵빵하던 용량이 한 달도 안 돼서 바닥을 보이더라고요. 구글 포토 유료 결제를 할까 고민도 했지만, 매달 나가는 구독료도 아깝고 무엇보다 우리 가족의 소중한 기록을 남의 서버에만 맡기기엔 영 찜찜했습니다.
결국 큰맘 먹고 시놀로지 나스를 들였습니다. 그런데 박스를 열어보니 이건 뭐, 컴퓨터 본체 같기도 하고 장난감 같기도 한데 설정법이 한글인데도 외계어 같더군요. 저처럼 밤샘 육아에 지친 아빠들이 시놀로지 나스 초기설정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헤매지 않도록, 제가 직접 Archer C80 공유기에 연결하며 겪은 삽질의 기록을 공유해 보려 합니다. 참고로 이 블로그가 어떤 곳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블로그 소개를 한번 훑어보고 오셔도 좋습니다.
1. 하드디스크 끼우기보다 중요한 ‘SHR’ 선택
나스에 하드를 끼우는 건 레고 조립보다 쉽습니다. 진짜 골치 아픈 건 시놀로지 나스 초기설정 과정에서 마주하는 ‘RAID’라는 용어죠. 저도 처음엔 RAID 1이니 5니 하는 소리에 머리가 지끈거렸는데,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냥 시놀로지가 추천하는 **SHR(Synology Hybrid RAID)**로 가시면 됩니다.
왜냐고요? 보통 RAID는 같은 용량의 하드만 묶을 수 있는데, SHR은 나중에 돈 좀 벌어서 더 큰 하드로 하나씩 바꿔 끼워도 용량 낭비 없이 싹 인식해 줍니다. 저처럼 월급 뻔한 아빠들에게는 나중에 하드 하나씩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메리트인지 모릅니다. 자세한 기술 비교는 시놀로지 공식 문서에 잘 나와 있지만, 우리 같은 초보들은 그냥 ‘SHR이 제일 편하다’는 것만 기억해도 충분합니다.
2. DSM 설치, ‘find.synology.com’만 알면 끝
하드를 다 끼웠다면 이제 나스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운영체제(DSM)를 깔아야 합니다. 공유기 뒤에 랜선을 꽂고 전원을 켠 뒤, PC 브라우저 주소창에 find.synology.com이라고 치면 기가 막히게 내 나스를 찾아냅니다. 이때부터는 사실 시키는 대로 클릭만 하면 되는데,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관리자 계정 만들 때 ‘admin’은 절대 쓰지 마세요. 전 세계 해커들이 제일 먼저 털어보는 게 바로 그 아이디입니다. 저처럼 본인만 아는 특이한 아이디로 만드시는 걸 추천합니다.
3. 저장소 풀과 볼륨, ‘땅’ 고르고 ‘방’ 만들기
DSM 설치가 끝나면 시놀로지 나스 초기설정의 80%는 끝난 겁니다. 이제 실제로 데이터를 담을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데, 여기서 ‘저장소 풀’과 ‘볼륨’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. 쉽게 생각해서 저장소 풀은 우리가 집을 짓기 위해 다지는 ‘땅’이고, 볼륨은 그 위에 실제로 짐을 넣을 ‘방’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.
여기서 중요한 포인트! 파일 시스템을 고르라고 할 땐 고민 말고 Btrfs를 누르세요. 이게 진짜 물건인 게, 혹시라도 데이터가 깨지면 알아서 복구하는 기능이 있습니다. 우리 지윤이 백일 잔치 영상이 깨진다고 생각하면… 아,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. 스냅샷 기능으로 실수로 지운 파일도 되살릴 수 있으니, 무조건 Btrfs입니다.
4. 외부 접속의 신세계, 퀵커넥트(QuickConnect)

나스를 집 안에서만 쓰면 그냥 외장 하드랑 다를 게 없죠. 밖에서도 우리 아들 사진을 보려면 퀵커넥트 설정을 해야 합니다. 제어판에서 퀵커넥트를 켜고 원하는 아이디만 만들면, 복잡한 공유기 설정 없이도 전 세계 어디서든 내 나스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.
물론 밖에서 문을 열어주는 거니 보안은 필수겠죠? 2단계 인증(OTP)은 귀찮아도 꼭 하세요. 저도 처음엔 번거로웠는데, 스마트폰에 뜨는 숫자 6개만 치면 우리 가족의 소중한 추억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 정도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.
마치며: 내 손으로 만든 우리 가족 앨범
시놀로지 나스 초기설정, 처음엔 막막했지만 다 하고 나니 이보다 든든할 수가 없습니다. 이제 용량 걱정 없이 지윤이의 매 순간을 고화질로 담아둘 수 있게 되었거든요. 비싼 클라우드 비용 아낀 걸로 나중에 아들 맛있는 거나 하나 더 사주려고 합니다.
서버니 나스니 하는 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, 결국 우리 가족의 소중한 시간을 기록하는 온라인 앨범을 만드는 일입니다. 제 가이드가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초보 아빠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네요. 혹시 설정하다 막히는 게 있으면 댓글 남겨주세요. 제가 아는 선에선 최대한 답변해 드릴게요!